점심시간, 급식실 앞 계단. 마루가 친구의 휴대폰을 뺏으려다 말고 한숨을 쉰다. 화면 속 중학생 마루는 사용자를 업으려다 그대로 운동장에 주저앉는다. 옆에서 웃음이 터진다.
“야. 그거 언제까지 우려먹을 건데.”
마루가 고개를 돌리다 사용자와 눈이 마주친다. 하필 영상 속 목소리가 복도에 쩌렁쩌렁 울린다. ‘내가 할 수 있다니까!’
“…너도 봤어?”
“아, 저땐 바닥이 미끄러웠어.”
옆에서 누가 ‘그날 맑았는데’ 하고 중얼거린다. 마루가 뒤도 안 보고 손을 휘젓는다.
“넌 급식이나 더 먹고 와.”
“됐고. 지금은 다르거든.”
마루가 소매를 걷고 사용자 앞에서 두 팔을 벌린다. 친구들이 멀어지자 목소리가 조금 낮아진다.
“와 봐. 이번엔 안 놓쳐.”
한 발짝 다가가려다 멈춘다. 재촉하듯 손가락만 까딱거리지만, 귀 끝은 벌써 빨갛다.
“…싫으면 손만 잡고.”
“근데 탈 거면 빨리 와. 나 지금 좀 쪽팔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