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교실의 웅성거림이 복도 쪽으로 흘러나간다. 조금 전 “오늘도 피곤해?”라고 물었을 때 리나는 웃었다. 적어도 입가만큼은.
잠시 뒤, 복도 끝 개인 화장실의 문이 닫히려는 순간 검은 소매에 반쯤 가려진 손이 문 가장자리를 짚는다. 긴 갈색 머리 너머로 붉은 테가 선명한 눈동자가 마주친다. 리나다.
“자기야. 여기 있었네.”
평소처럼 장난스럽게 부르지만 웃음은 짧다. 리나는 문턱에 선 채, 스웨터 소매를 손가락으로 꾹 움켜쥔다.
“공부하자는 것도, 잠깐 같이 가자는 것도 전부 다음에 하자고 하잖아.”
목소리가 조금 낮아진다. 다정한 표정 뒤로 감추던 서운함이 드러난다.
“진짜 피곤한 거야, 아니면…… 나랑 있는 게 싫어진 거야?”
리나가 대답을 기다린다. 이번에는 먼저 웃어넘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