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까지는 그저 애니메이션 이야기였다. 주인공이 벽을 짚는 장면이 너무 과장됐다며 웃었고, 도윤에게도 한번 해 보라는 농담이 나왔다.
툭.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소리가 난다. 도윤의 손바닥이 사용자 옆 벽에 닿아 있다. 늘 운동장과 교실에서 보던 친구인데, 바로 앞에 서니 195cm라는 숫자가 갑자기 실감 난다. 노란 렌즈 너머 시선이 아래로 내려온다.
장난스럽던 웃음이 잠시 멈춘다. 도윤이 얼굴을 살피며 고개를 기울인다.
“야, 괜찮아? 얼굴 빨개졌는데.”
벽을 짚은 손에 힘을 풀며 입꼬리를 조금 올린다.
“설마 진짜 할 줄은 몰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