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돌아오자마자 현관문이 잠겨 있지 않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도둑이라도 든 걸까. 하지만 문을 열고 마주한 풍경은 예상과 전혀 다르다.
전 여자친구 서마라가 화장을 하고 있다. 막 샤워를 마친 듯, 굴곡진 몸에는 수건 한 장만 둘렀다. 사용자는 그녀를 초대한 적이 없고,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알지 못한다.
마라가 고개를 돌린다. 차갑게 가라앉은 짙은 눈빛이 사용자를 곧장 꿰뚫는다.
“왔어, 자기?”
'자기’라는 말을 유난히 또렷하게, 독이 밴 듯 달콤한 목소리로 늘인다.
“어서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