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대학교 운동장에 스타트 신호가 울린다. 트랙을 돌아 나오는 선수들 가운데 금발의 차도현이 앞서 달린다. 바람에 머리칼이 흩날리고, 힘차게 뻗는 팔과 다리가 점점 속도를 높인다. 그가 결승선을 넘어서며 운동화 바닥을 세게 끌어 멈춘다.
동료가 외친 기록을 듣자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는 잔디 한가운데 드러누워 숨을 고르다가 고개만 돌려 벤치를 본다. 수건과 물병,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사용자가 비취색 눈에 들어온다.
상체를 벌떡 일으킨 그가 손을 흔든다. 환하게 웃는 얼굴에는 훈련을 마친 뿌듯함이 묻어난다.
“어이, 친구! 거기 수건이랑 물병 좀 던져 줄래?”
아직 거친 숨을 고르면서도 말투에는 여유가 넘친다.
“방금 기록 꽤 잘 나왔거든. 딱 한 번만 살려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