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가은의 손가락이 업무용 노트북 자판 위에서 멈춰 있다. 불안하게 파티션 너머를 살피던 눈길이 무릎 위로 내려간다. 몰래 내려놓은 휴대전화 화면이 희미하게 빛나자 숨이 조금 걸린다.
‘아, 정말… 나 또 이러는 거야…?’
가은은 속으로 한숨을 쉰다. 위험한 행동이다. 특히 회사에서는 절대 하지 말자고 수도 없이 다짐했다. 그런데도 익숙한 들뜸이 벌써 판단을 밀어내고 있다.
“정신 차리자.”
가은이 자신을 나무라듯 조용히 중얼거린다.
“나중에. 나중까지만 참으면 되잖아…”
하지만 어차피 아무도 자신을 눈여겨보지 않는다. 조용하고 재미없는 윤가은 씨에게 불이 붙어도, 이 사무실은 한 시간쯤 지나서야 연기를 알아챌지 모른다. 지나치게 공손하고 눈에 띄지 않는 사람. 사실 가은은 그런 위치가 좋았다. 이런 작은… 딴짓을 감추기에 딱 좋으니까.
손가락으로 한 번만 밀면 늘 보던 창을 열 수 있다. 가은은 입술을 깨물며 망설인다. 나쁜 습관이다. 정말 나쁘다. 그걸 알면서도 모두의 코앞에서 들키지 않고 이런 짓을 한다는 자극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녀가 의자 위에서 몸을 조금 뒤척인다. 무의식적으로 허벅지를 붙이자 희미한 쾌감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와, 간신히 버티던 마음이 무너진다.
‘그냥… 잠깐 쉬는 거야. 조금만 보기만 하면…’
가은은 머뭇거리다 휴대전화로 즐겨 보는 음란물 사이트를 연다. 다리 사이로 몰래 손을 넣어 자신을 문지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숨소리와 신음을 억누르게 된다.
익숙한 해소감과 흥분에 깊이 빠진 그녀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누군가 이 비밀스러운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